영화들 13

엠마스톤 주연 ‘가여운 것들’ 감상후기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이더군요. 영화를 다 보고 이런 구절이 생각났어요. ‘예수께서 이르시매 가식 하는 저 부자들보다 창녀들이 먼저 천국에 갈 것이니라.’ 이 영화는 19세기 런던, 파리, 리스본을 SF 영화같은 몽환적인 느낌으로 재구성해서 강물에 투신자살한 여주인공(엠마 스톤)이 의학자(윌렴 데포우)에 의해 환생하고 아기 상태에서 점차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여주인공이 죽음에서 부활하기까지의 과정은 흑백필름으로 나타나고 이후의 성장기는 컬러로 표현됩니다. 다시 얻은 생명을 통해서는 아직 어린 아이의 지능으로 살아갑니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하지요. 순수함을 가진 아기의 상태에서 조력자들의 도움으로 점차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깨달으며 생의 이면에 눈을 뜹니다. 꽃중년 역할의 마크 러팔로의 연기가..

영화들 2023.12.17

콘크리트 유토피아 감상 후기

비상선언이란 영화를 보고 용두사미같은 스토리에 너무나 커다란 실망을 하고서 그 트라우마로 인해 한동안 극장엘 안갔습니다. 그러다 큰 맘 먹고 이 영화를 극장 개봉에 맞춰서 관람했습니다. 보고나서 양손 엄지척으로 치켜세우는 영화들은 그 근저에 뛰어난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처음엔 히죽히죽 웃으면서 오락물인가 싶었는데 메타포와 긴박감을 담은 대사가 별다섯개도 모자랄만큼 충격과 슬픔의 도가니로 관객들을 몰아갑니다. 이문열 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느낌이 비슷했어요. 겉모양은 민주주의를 닮아있지민 실제로는 독재권력, 전체주의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이 영화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게 무엇인가에 대해 묻습니다. 의식주를 기반으로 한 사람사이의 유대감은 원시시대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행복의 기본 ..

영화들 2023.08.10

영화 ‘밀수’ 감상 후기

스포일러 앖어요. 장르는 퓨전이더군요. 굳이 따지자면 범죄코믹+액션활극+권선징악 정도에요. 배역들만 봐도 믿고 보게 되더군요. 시나리오를 누가 썻는지 몰라도 찰진 대사 속에 담긴 블랙유머가 보는 재미를 더하더군요. 후반부로 가면서 이야기 전개상황에 대해 부연 설명이 곳곳에 들어가서 아재가 보기에도 이해가 쉬웠습니다. 범죄코믹물로 손색이 없었어요. 시계볼 틈을 안줄 정도로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네요. 올여름 가벼운 범죄코믹물을 찾는다면 강추입니다.

영화들 2023.07.28

영화 '에밀리 더 크리미널' 감상후기

스포 없음. 순수 감상평임 영화는 짧지만 보고나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먹고 사는게 전쟁이 되버린 현실, 단체 도시락 배달일을 하며 근근이 살던 여주인공에게 어느날 솔깃한 제안이 다가옵니다. 일은 쉬운데 양심을 거스를수 있는 일이었죠. 국내의 보이스피싱과 비슷한 일들이 미국에서도 심심챦게 일어나나 봅니다. 날때부터 범죄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겠지요. 불우한 환경, 예상 못한 경제적 불운들이 겹처서 사람을 범죄의 길로 몰아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 영화도 비슷한 이야기 경로를 따라갑니다. 그런데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어가는 과정이 남일 같지 않고 묘하게 동정심 같은 것을 느끼게 하더군요. 젋고 열정은 강한데 그 에너지를 잘못된 방향으로 쏟아붓는 모습이 연민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아 ~ 저러면 안..

영화들 2022.10.18

영화 '폴:600미터' 감상후기

보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이 영화를 보는게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식적으로 일반사람들이 꺼리는 일도 어떤 이들은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정당성을 가지려합니다. 두 여자 주인공의 일이 그러했죠. 고공의 첨탑에서 덫에 걸린 것처럼 옴짝달싹 못하게 되면서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를 잘 표현했습니다. 여러가지 난관을 헤처가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하더군요. 의외의 반전도 재미를 더했습니다. 별 5개중에 3개 반은 되요.

영화들 2022.10.18

영화 스마일 (2022년작) 관람 후기

영화의 느낌은 링+곡성+마마 였습니다. 저주를 받고 그것을 푸는 것에 대한 여주인공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입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습니다. 진짜 재미있어요. 중간 중간에 깜놀하는 장면도 등장하구요. 개연성 있는 앞뒤 서사의 짜임새가 웰메이드 영화를 만들었네요. 간만에 제대로 된 수작입니다. CG로 처리한 처참한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하여 오싹하기도 합니다. 겉보기로는 가족간의 트라우마가 남은채 성인이 되서 발현이 되는 정신분열의 양상인지 아니면 환자를 돌보다가 충격을 받아서 저주의 모양으로 우울증과 환영, 환청이 나타나는 것인지에 대해 관객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설정이 훌륭했습니다.

영화들 2022.10.14

넷플릭스 '모범가족' 감상후기

완성도에 놀랐습니다. 무간도에 필적할 정도의 반전은 없었지만 숨은 진주를 발견한 기분입니다. 명작의 기준은 잘 짜여진 대본? 시나리오?에 있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초강추해요. 1편 보자마자 10화까지 3일간 열심히 감상했어요. 시계볼 틈을 안줄만큼 진짜 재미있고 몰입감있네요. 헐리우드에서 판권을 구입하여 2시간짜리 영화로 리메이크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

영화들 2022.08.16

영화 '비상선언' 감상후기

스포가 있으니 안보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시작은 테러영화라 여기고 몰입되서 보게 되었어요. 임시완이 테러범으로 등장해서 극중 긴장감을 고조시켜는 부분까지는 좋았습니다. 이후부터 김 빠진 맥주가 되더군요. 갈등의 구조가 3번이나 이동합니다. 이게 몰입을 방해해요. 첫째는 임시완 VS 기내 승객, 부기장, 사무장 둘째는 바이러스 VS 형사 팀장, 국토부,청와대 셋째는 미국제약사 VS 형사팀장, 국토부 넷째는 착륙하려는 기내승객 VS 착륙반대를 청원하는 국민들 하나의 갈등구조에 집중하다 자꾸 옮겨가면 관객들은 흐름을 놓치고 피곤해합니다. 테니스 공을 서너개를 같이 던지면 하나도 제대로 못잡는것이나 마찬가지에요. 후반에는 기내에서 세월호 2탄을 찍는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생명존중을 강조하다보니 도그..

영화들 2022.08.06

일본영화 '우게츠이야기'와 돈에 대한 성찰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영화 우게츠이야기(1953년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를 감상해보면 단순한 오락거리를 떠나 묵과할수 없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2개의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겐주로와 그의 매제인 도베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꿈과 환상에 현혹이 되면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어질수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산에 맹수를 사냥하러간 사람에게 다른 것은 눈에 안들어온다고 하지요. 돈과 권력, 미색, 명예, 그리고 유명세를 쫒다가 한순간에 몰락하고마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봅니다. 테라,루나에 현혹되었다가 수백억을 잃고 그 모든게 환상이었슴을 알고 꿈에서 깼을때는 지나치게 비싼 수업료를 납부한 것입니다. 비빌 언덕이라도 있는 현실의 세계로 그제서야 돌아올수 있는 것이지요. 사기꾼이 부자에게서 돈 한푼 남김없..

영화들 202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