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들

엠마스톤 주연 ‘가여운 것들’ 감상후기

상상버스 2023. 12. 17. 13:50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이더군요.

영화를 다 보고 이런 구절이 생각났어요.

‘예수께서 이르시매 가식 하는 저 부자들보다 창녀들이 먼저 천국에 갈 것이니라.’

이 영화는 19세기 런던, 파리, 리스본을 SF 영화같은 몽환적인 느낌으로 재구성해서 강물에 투신자살한 여주인공(엠마 스톤)이 의학자(윌렴 데포우)에 의해 환생하고 아기 상태에서 점차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여주인공이 죽음에서 부활하기까지의 과정은 흑백필름으로 나타나고 이후의 성장기는 컬러로 표현됩니다.

다시 얻은 생명을 통해서는 아직 어린 아이의 지능으로 살아갑니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하지요. 순수함을 가진 아기의 상태에서 조력자들의 도움으로 점차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깨달으며 생의 이면에 눈을 뜹니다.

꽃중년 역할의 마크 러팔로의 연기가 인상적이더군요.
성경에서 예수에게 행복의 길에 대해 묻자 가진 재산을 전부 약자에게 기부하라는 말에 주저하는 부자청년이 생각나더군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버금가는 블랙유머와 감동을 주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는 몇가지의 은유가 등장합니다.

여주인공이 물비누로 둥근 거품방울을 만드는 장면, 의학자인 윌리엄 데포우가 식사중에 입으로 둥근 거품을 만들어 내뿜는 장면입니다.

여기엔 2가지 의미가 연상되었는데 금강경에서 붓다가 삶의 무상함 속에 인간이 행복을 위해 추구하는 것들을 거품으로 표현한 것과

진리란 욕심으로 취해선 결코 손아귀에 쥘수 없으며 마음을 개방하고 오직 느긋하게 기다릴때 자연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자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동화같은 이야기에다 깨달음에 이르는 현자의 이야기를 버무려서 현 시대의 급격한 빈부격차에 대한 비판, 소외되는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끼게 합니다. 다소 파격적인 성교와 매춘 장면이 연거푸 나타나는데 인간에게 주어진 생계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더군요.

아카데미상에서 여러개의 상을 거머쥘 것 같습니다.

대형 상영관에서 반드시 감상해야할 영화로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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