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들

영화 '에밀리 더 크리미널' 감상후기

상상버스 2022. 10. 18. 12:55

스포 없음. 순수 감상평임

영화는 짧지만 보고나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먹고 사는게 전쟁이 되버린 현실, 단체 도시락 배달일을 하며 근근이 살던 여주인공에게 어느날 솔깃한 제안이 다가옵니다. 일은 쉬운데 양심을 거스를수 있는 일이었죠. 국내의 보이스피싱과 비슷한 일들이 미국에서도 심심챦게 일어나나 봅니다. 날때부터 범죄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겠지요. 불우한 환경, 예상 못한 경제적 불운들이 겹처서 사람을 범죄의 길로 몰아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 영화도 비슷한 이야기 경로를 따라갑니다. 그런데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어가는 과정이 남일 같지 않고 묘하게 동정심 같은 것을 느끼게 하더군요. 젋고 열정은 강한데 그 에너지를 잘못된 방향으로 쏟아붓는 모습이 연민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아 ~ 저러면 안되는데’ 라면서도 불쌍한 마음에 계속 감정이입이 된달까요? 아마도 여주의 연기가 발휘하는 호소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올드 보이'에서 강혜정씨가 완벽하게 모질지도 못하고 정이 많으면서도 자신이 휩쓸릴 운명의 실타래에 무지한 채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에 강한 연민을 불러일으키던 것이 오버랩되더군요.


재미의 반 이상은 여주의 연기력이 꽤 호소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가 완전 센언니 스타일이에요. 솔직하고 당돌한 면도 있고요.


사탄의 꼬드김에 점차 유혹의 길로 빠저들고 왔던 길을 돌아가기엔 늪에 이미 너무 깊게 발을 담근 상태가 되버리지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프랑스 영화 '400번의 구타' 가 생각나더군요.

애초에 길을 잘못 들어서면 미로에 갖혀서 빠저나올 수가 없는 겁니다.


냄비안 뜨거운 물에 개구리가 발을 담그면 바로 뛰처나가지만 점점 열을 가하는 미지근한 물속에선 삶아저 죽는다지요. 죄에 가담할수록 삶의 선택지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을 잘 표현한 수작입니다. 최근 1년간 본 영화중에 단연 톱으로 삼고 싶습니다. 별 5개 중에 4개 반은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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